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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밀알복지

등록일2005-02-03

조회수10,654

멋진 패션 보조기 구두가 필요하신가요?

멋진 패션 보조기 구두가 필요하신가요?
통굽에다가 옆에 지퍼가 달린 구두면 무조건 OK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5-02-03 10:39:16

나처럼 목발을 사용해서 걸을 수 있는 사람한테도 보조기는 필요하다.
일단 한 다리가 공중에서 덜렁거리며 떠 있는 것보다는 그나마 땅에 디딜 수 있으니까 그게 안정감으로 다가온다. 이건 골반이 그나마 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어서 건강에도 분명히 좋을 것이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젤 좋은 것은 넘어지지 않도록 버팀목이 된다는 사실이다.
목발만 의지해서 한쪽 다리로(그나마 완전하지도 않은 다리로) 흐느적거리고 다니다보면 어느 순간 무릎이 팍, 접혀지면서 그 자리에 퍽, 주저앉을 때가 있다. 어떤 때는 이 순간에라도 민첩하게 중심을 잡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정없이 그 자리에서 무릎을 찧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보조기를 하면 그럴 때에라도 보조기의 쇠심은 뻣뻣하게 서 있으니까 이런 낭패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좋은 점이 있다.
이건 성인이 되어서야 보조기를 사용한 나한테 거의 경이롭게 여겨지는 것이기도 한데, 그건 보조기를 사용하면 버스도 탈 수 있다는 점이다.
옛날에 보조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무지막지하게 달리는 버스를 타느니 연약한 이 몸으로나마 사, 오 킬로 정도는 걸어 다니는 쪽을 택하곤 했다. 물론 택시 탈 돈이 있으면 당연히 택시를 탔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간혹 열성적인 부모한테서는 눈물겹도록 우스운 이런 말도 나오곤 했다.
“ 내 빤쓰를 팔아서라도 너 택시비는 대어주꾸마!”

한 발로 목발에 의지해서 다닐 때는 버스를 타는 순간 아무리 중심을 잡으려고 해도 차가 횅하니, 앞으로 내빼는 순간 중심을 잃고 팽하니, 옆으로 뱅그르르 돌다가 어디 한 구석에 콱, 쳐박힐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보조기를 써서 두 발에 다 힘을 주게 되니깐, 팽이처럼 결코 뱅그르르 돌지 않는 것이었다.
아! 이래서 인간한테 두 발이 있는 거구나!!!
놀라운 깨달음에 나는 온몸을 부르르 떨어야 했다.

달리는 버스에 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서 있는 사람들의 다리 모습을 한 번 관찰해보라.
차가 아무리 흔들리고, 커브 길을 사정없이 돌고, 미친 듯이 요동을 쳐도 건강한 두 다리는 본능적으로 서로의 위치를 옮기거나 협력 공조하면서 중심을 잡아나간다.
거의 예술적인 신기(神技)에 가까운 두 다리의 힘이여.
-그래서 나는 버스에 앉을 때마다 건강한 두 다리들에게 존경심과 찬사와 부러움의 눈길을 기꺼이 보내곤 한다.

어쨌든 이렇게 많은 장점을 내포하고 있는 보조기지만 사실은 불편한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벗었다 입었다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특히 땀이 쏟아지는 여름날이면 발가벗고 있어도 더워 죽겠는데 몸을 꽉, 비틀어 죄고 있는 보조기를 끼고 있다는 것은 거의 인체 고문 수준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팔자가 이미 그러함을.......

그러나 오늘 이 자리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보조기에 맞는 신발에 관한 것이었는데, 늘 하던 것처럼 사족이 너무 길어져버렸다.

보조기를 신는 대다수 사람들이 그러한 것처럼 나도 부실한 다리의 길이가 짧아서 보조기 굽을 6센티나 높여서 달았다. 그러다보니깐 당연히 아무 신발을 신을 수가 없다. 그나마 찾아낸 것이 발등에 찍찍이가 달린 랜드로버의 단화였는데 이게 최근에는 잘 나오지를 않아서 그 다음에 선택한 것이 금강 구두의 볼이 넓은 끈 달린 단화였다. 이걸 거의 4년째 신고 다녀서 이제는 쪼글쪼글한 마녀신발처럼 되어버렸다. 구두 가게 앞을 지나면서 유심히 바라보다가 끈이 달렸거나 지퍼가 달린 구두가 어쩌면 맞을 것 같아서 회심을 미소를 짓다가도 막상 들어가서 신어보면 두툼한 내 보조기의 발에는 어림도 없는 것을 확인해야 할 때가 몇 번인지 모른다.

그런데 며칠 전이었다.
보조기 제작소에 볼 일이 있어서 갔는데 거기서 일을 하고 있는 젊은 기사분이 신고 있는 멋진 구두가 눈에 들어왔다. 분명히 보조기 신발이긴 한데 요즘 유행하고 있는 앞볼이 기다랗고 날렵한 패션구두였다.
“어! 보조기 굽이 얼마인데 그런 구두가 다 들어가요?”
신기하게 묻고 있는 나한테 그 분은 더욱 신기하게도 굽 높이가 12센티라고 그랬다. 아니, 그 정도라면 보조기 구두 전문점에 가서 특별 주문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이 구두요? 두 가지 조건만 구비되면 보조기 굽이 아무리 높아도 누구나 쉽게 신을 수 있는 구두예요.”
그 분이 설명해준 조건은 이랬다.
굽의 높이는 높던 낮던 상관없지만 반드시 통굽이어야 하고, 그리고 다음 조건은 옆에 세로로 지퍼가 달려 있는 신발이면 무조건 O.K라는 것이다. 나도 몇 번이나 지퍼 달린 신발이면 될 것 같아서 시도해본 적이 있지만 발등이 너무 낮아서 포기를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떻게!?
“맞아요. 처음 새 구두를 신을 때면 보조기 속신을 끼우고 나면 지퍼가 닫히지를 않지요. 그래서 나는 거기에다 작은 구멍을 뚫어 지퍼 대신 구두 끝으로 대신 매어줍니다. 처음에는 느슨하게 매게 되지만 신다보면 가죽이 늘어나서 구두끈을 신발 모양에 맞도록 매게 되지요. 이렇게 되면 신발이 비틀어지거나 변형될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햐!!! 당사자의 경험에서 나온 귀중한 체험이었다.
이렇게 하면 이 삼십 만원을 호가하는 전문 구두를 맞출 필요도 없고, 패션과 상관없이 뭉툭한 찍찍이 신발만을 신을 필요도 없어질 것이었다.

“그런데 그 구멍은 아무나 뚫을 수 있는 건가요?”
“억지로 뚫을 수는 있겠지만 그러면 보기가 싫어지겠죠. 가죽에 구멍 뚫는 기계가 있어요.”
“그걸 못 해서 여기로 오면 얼마에 해줄 수 있어요?”
나는 역시 아줌마 기질로 계산은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했다.
“이걸 가지고 뭐 돈을 받아요. 저 같이 장애를 가지신 분이 편리하게 신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고맙지요. 그러나 커피 한잔 사 주시면 그것까지 거부해서는 안 되겠죠?”

저한테 아직 디카가 없어서 사진을 올리지 못함을 미안하게 생각하며, 혹시나 그 분의 도움이 필요하신 분을 위해서 성함과 전화번호를 적어 놓을께요.
조영삼씨 (010-3124-4000)

칼럼니스트 김미선 (msmo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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